뱀파이어 세계관 구상
빛이 있다면 그림자가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듯이, 그들은 인류 곁에 오랫동안 함께해왔다. 그럼에도 그것의 기원과 처음을 향해 거슬러 올라가면 옛 학자들은 두번의 노크 소리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주장한다.
깊은 밤, 교회의 문을 두드리는 두번의 노크 소리. 그것을 이상하게 여겼으나 큰 의심 없이 기꺼이 문을 열어젖힌 신부는 호의의 대가로 영생을 선물받는다. 방문객은 선물이라고 말했지만 신부, 그러니까 한때는 인간이었던 신의 종이 그것을 정말 선물이라고 받아들였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진실은 그만이 알테고, 그는 자신이 더는 떠오르는 아침해를 똑바로 볼 수 없음을 깨닫기 무섭게 세상의 시선 바깥으로 사라졌으니 말이다.
혹자는 이것 자체가 그의 대답이라고 말한다. 어찌 신의 종 된 자가 그를 흉내내려 들겠나? 그를 져버린 대가로 영원을 얻어 행복할 수는 없다고. 때문에 그는 공식적으로 순교했다고 알려져있다. 기꺼이 한 몸 바쳐 그들과 같은 몸이 된 자신을 통해 그들을 심판하시라며 교황청으로 향한 것이다.
지독한 성전의 시작이었다.
신의 가호로 무장한 빛의 기사들이 그림자의 종을 자비 없이 심판했고, 그들 역시 위협을 판단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무리지어 대응하기 시작했다. 조직적인 움직임에 대응하기까지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고…
품위있는 행동으로 말미암아 모습을 드러낸 그들은 외견에서 드러나는 특징은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축성 받은 물건과 은, 십자 말뚝, 따위에 상처입고 머리나 심장을 파괴당하면 인간과 다를바 없이 죽음을 맞았다. 시체는 남지 않았다. 잘못 빚어진 진흙 인형처럼 가루가 되어 무너지는 것이다. 교회에서는 그것을 근거 삼아 이들이 불온한 존재임을 주장했다. 지상에 그들이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증거일 뿐이라고. 그분께서 이룬 땅을 뱀파이어가 흙발로 더럽히게 둘 수는 없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