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차/영원한 7일의 도시 (6)
Hermitcrab's Blank Pages
*비테(@07_viate)님 리퀘입니다. *인게임의 7일 설정과는 무관합니다. 본 글에서는 지휘사가 접경도시에 7일 이상 거주합니다. *앙투아네트가 떠납니다. 중앙청에서의 업무가 대강 마무리된 오후 5시 50분, 그래봤자 중앙청 사내 기숙사로 돌아가야 한다지만 퇴근을 앞둔 지휘사는 안화의 눈치를 보며 책상을 정리했다. 아무리 눈치를 본다고 하더라도 안화는 전부 알고 있겠지만 너무 당당히 정리하는 것도 못할 짓처럼 느껴졌다. 마치 혼자만 칼퇴하는 상사처럼 괘씸하지 않은가. 아니, 자리를 비워주면 오히려 편안한 게 아닌가? 그렇지만 상사다운 상사가 자리를 비워야 좋은 일이지, 나같은 상사는 자리를 비우든 말든 크게 영향은 없을 것이 분명했다. 애초에 맡은 업무는 신기사들이 퇴근하면서 대부분 끝나버린 셈이니까..

2020.05.15 온리전 취소가 아까워서 올리는 초반부입니다. 완성X - 여지휘사를 상정합니다. - 유해와 환력에 대한 날조가 있습니다. - 공식 설정과는 일절 관계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유의 바랍니다. - 원작의 소우란과는 조금 다른 스토리를 따릅니다. - 각종 루트 스포가 난무합니다. 어디서 난무할지 저도 자신이 없습니다. (적어도 소우란 환상야화, 호감도 스토리, 두도시 스포는 무조건 존재하니 유의하시고 열람 바랍니다.) 0. 어디선가 파도 소리가 들린다. 귓가에 두 손을 모아 공동空洞을 만들면 들리는 것과 유사한 소리. 어디서 왔는지 모를 파도가 모래알을 쓸어내는 그 소란스러운 소리. 나는 모래알처럼 무력하게 뭍으로 밀려온다. 까슬하게 닿는 모래알이 현실감을 일깨웠다가도 차가운 파도가 자꾸만 ..
2020.03.17 - 여성 지휘사를 상정하고 작성했습니다. - 소우란의 호감도 스토리, 환상야화에 대한 대략적인 스포를 포함합니다. - 7일의 제한이 없이 쭉 이어지는 상태입니다. - 가볍게 읽어주시기를 바라며 캐 해석의 차이는 감안 부탁드립니다. "대장, 지금 무슨 생각해?" "어, 아니 그냥…" 나는 공연히 시선을 빼앗겼던 소우란의 얼굴에서 시선을 거두고 괜히 다른 곳을 바라보는 체 했다. 예를 든다면 공원 중앙에 자리한 분수라던지. 저기 좀 보라며 소우란의 팔을 잡고 끌어당기자 다 안다는 얼굴로 미소하는 미남이란 길 가던 이들이 전부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장관일 테다. 그러니까, 내가 이토록 눈부신 오후를 그와 함께 보내게 된 경위는 다음과 같았다. 그날 아침은 개운하게 시작했다. 어떤 노크나 ..
2020.01.20 - 1차 포스타입에서 이사함. - 여지휘사를 상정하고 작성했습니다. - 지휘사는 아주 많은 회차를 거쳤고, 많은 것을 기억하는 상태입니다. - 중연 캐해석 차이는 애교로 봐주십사... - 비테(@07_viate)님 커미션으로 작업했습니다. - 후반부에서 중연 위주의 시점으로 전환됩니다. 지휘사는 눈 덮인 산길로 조심스러운 걸음을 내디뎠다. 산속 오두막에서는 노상 쇠 두들기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거짓말처럼 그치는 날이 있다면 그날은 아마도 오두막의 주인이 동방 거리의 자그마한 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날일 것이었다. 중연의 생활 반경은 단순하고 곧았다. 그러니 그를 방문하기 알맞을 때를 추측하는 것은 지휘사에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더더욱이 겨울이라면, 그리고 눈이 쌓여 ..

Please don't leave me alone. 2020.01.05 *여지휘사를 상정하고 썼습니다. *호감도 스토리 외 기타등등 약스포가 포함 되어 있을 수 있으니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캐해석에 따른 차이를 감안해 주세요. *이전 글(침묵의 화원)과 약간의 연관이 있습니다만 읽지 않으셔도 영향은 없습니다. *부제목은 김윤아, Summer Garden에서 인용했습니다. 지휘사는 종종 현기증이 닥칠 때면 눈을 내리감고는 했다. 기억인지 잔상인지 상상인지 구분되지 않는 장면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따갑게 내리는 여름 햇살까지, 도와주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이런 강렬한 햇빛이라면 지금 그가 향하는 교회의 창백한 추기경은 진작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눈을 감고..

2019.12.14 세레스는 모든 것이 신의 뜻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죽음 역시 순리이며, 신이 의도한 바가 있다고. 우리로서는 위대한 그분의 뜻을 헤아릴 수는 없으니 최대한 뜻을 따르는 것이 도리라고. 그리고 지휘사가 교회를 찾은 날도 그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날이었다. 정말 다르지 않았던가? 확신할 수는 없었으나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날 처음 만난 그들은 유사한 부분이 존재했다. 스물을 조금 넘은 지휘사와, 서른을 앞둔 수녀처럼 위화감 드는 조합에서도 분명히. 지휘사가 교회를 찾은 날. 그날은 세레스는 누군가를 감시하기 위해 파견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지휘사 역시 갓 중앙청에서 일하기 시작한 시점으로, 둘은 아직 접경 도시는 물론이고 서로를 모르는 상태였다. 신자인 줄 알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