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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itcrab's Blank Pages
언젠가 문득 바람이 좋은 날에는
문수지라는 사람을 이루는 것들을 문장으로 나열하면 어느 흔한 연극에 나오는 단역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왜, 어디든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사람들 말이다. 얼굴이 있지만 없는. 영화에서 흔히 스쳐 지나가는 행인, 주변인… 그런 것. 세상에 주인공처럼 빛나는 이들이 있다면 그 곁에 서 있을 평범한 사람들도 필요한 법이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가끔은 그 사실에 입안이 쓰게 아려오곤 했다. - 난 아직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장난스럽게 말하면 말에 담긴 의미가 조금이라도 가벼워질 것만 같았다. 동글동글한 자음을 받치고 문장을 앞으로 떠민다면 그것이 얼마나 무거운지는 자신 말곤 모를 것이라고. 무거워지고 싶지 않았다. 아주 조금이라도 무거워지고 싶지 않았다. 가벼이 떠밀려 앞으로 나아간다면 ..
1차/현대 한국 배경
2020. 6. 20. 0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