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mitcrab's Blank Pages

"화진아, 뭐해?" 마감도 없는데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를 메모하고 고민하던 이현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선 그에게 물었다. "나? …이현이 구경했지." "나를?" 이현은 재미있는 말을 들은 사람처럼 미소를 짓더니 쿠키 레시피를 찾았다며 그에게 메모한 종이를 보여주었다. 그나저나 쿠키라. 새삼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겠거니, 묻지는 않던 화진의 얼굴을 본 이현은 이제는 척하면 척. 보기만 해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강 맞히고는 했으므로 장난기 가득한 눈을 휘어 웃었다. "자, 다음 달은 몇 월?" "12월이지." "12월 하면?" "…연말?" "그것도 맞지만…" "종강?" "그으것도 엄밀히 말하면 맞지." 근데 그거 말고 다른 답, 덧붙인 이현이 이제는 대놓고 달력을 들고 와 빨간 ..